[K-FARM] “농업, 지난 50년보다 앞으로 10년 더 큰 변화 겪을 것”

작성일
2018-07-2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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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RM] “농업, 지난 50년보다 앞으로 10년 더 큰 변화 겪을 것”



당당한 귀농, 행복한 귀촌! K-FARM 박람회

팜테크포럼 새로운 미래를 열다

‘10년 뒤의 농업은 어떤 모습일까?’ ‘2018 케이팜(K-FARM) 귀농·귀촌 박람회’에서는 부대행사로 농업의 미래를 앞서 내다볼 수 있는 ‘팜테크포럼(Farm Tech Forum)’이 열렸다. 3일에 걸쳐 진행된 포럼에선 최신 농업의 트렌드, 농업의 비즈니스 기회, 귀농·귀촌 성공비법 등이 소개됐다.


[주제1] 2018년, 농업 트렌드가 바뀐다

첫 강연한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 네덜란드 선진 농기업 사례 들며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 강조

투자자 관심 끌 수 있는 농식품 해외벤처 사례 소개한 강연도 농업·농촌 다원적 가치 공감대 피력

농업은 앞으로 10년 동안 지난 50년보다 더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포럼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농업이 빅데이터·관광 등을 통해 다른 산업과 융합하는 데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첫 포문은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가 열었다. 2016~2017년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서 연수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농업을 전망한 그는 “앞으로 농업의 성공은 빅데이터가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선진 농기업들이 농업 전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 최적의 생육데이터를 찾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정부가 경제부와 농업부를 통합해 농업의 영역을 넓히고 농과대학과 연구기관을 통합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모 AJ캐피탈파트너스 사장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농식품 조건’을 소개했다. 그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수출시장을 확보한 농식품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을 부각으로 만들어 한해 500억원의 수출고를 올리는 기업, 뿌리에는 감자가 달리고 줄기엔 토마토가 열리는 ‘톰테이토’를 판매하는 기업 등 역발상 사례를 소개했다.

채상헌 연암대 교수는 “국산 농산물은 ‘소비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제로섬 게임에 봉착했다”며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국민에게 알려 우리농산물에 대한 애착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한 스위스의 사례를 언급한 채 교수는 “농산물 1㎏의 가치만큼이나 농지 한평의 가치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재욱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사업지원팀장은 “미국·브라질 등에선 농업 벤처기업이 온라인식품, 농업기술 등 분야를 세분화해 수천억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우리도 농업의 벤처 생태계를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대 기자


연 70억 매출 친환경이유식 기업 비결 지속가능한 농업의 나아갈 방향 제시

[주제2] 농업엔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창업과정 상세한 설명에 ‘초롱초롱’ 식물공장 등 농식품 틈새시장 관심

농식품업체 경영인들과 전문가들이 ‘농업엔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는 주제에 강사로 참여, 창업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인 ㈜미래원의 강대원 부사장은 농식품 틈새시장을 소개했다. 경기 평택에 있는 미래원은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생산해 유명 대형마트·백화점·식자재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식감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새싹채소·어린잎채소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가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재배부터 포장·유통까지 수직계열화했다. 강 부사장은 “3.3㎡(한평)당 3000만원에 달하던 식물공장 초기 투자비용을 계속 낮춰 350만원까지 줄일 계획”이라며 “여기에 난방비를 좀더 낮추면 일반 청년들도 충분히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는 친환경이유식을 발판으로 연매출 70억원의 알짜 기업을 일군 비결을 공개했다. 오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죽사업을 하다 2011년 고향인 경남 하동으로 귀농해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이유식을 생산하고 있다. 연매출은 2013년 3억6000만원에서 2017년 70억원으로 4년 만에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안전 농산물을 활용, 제철 이유식과 동결건조 과일칩 등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이 인기몰이의 비결이다. 최근에는 대도시에 이유식카페를 열어 6차산업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역설했다. 문 교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미래 식품, 생태계 보전, 건강한 삶 같은 키워드를 통해 농업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귀농 강사의 시골살이 쉽게 적응하는 법 전원주택 터잡기와 집짓기 비법 강의 호응

[주제3] 실패하지 않는 귀농·귀촌 사례

‘실패하지 않는 귀농·귀촌 사례’는 그 어느 강연보다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눈길을 끈 주제였다. 안정적인 농촌정착은 곧 예비 귀농·귀촌인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언론계에서 일하다 2010년 귀농해 귀농·귀촌 강사로도 활동 중인 박인호씨(강원 홍천)는 시골살이에 쉽게 적응하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어지간한 대농이 아니면 농업만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운 게 농촌의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경제적 기반을 갖춘 귀촌인과 생계유지가 시급한 귀농인은 서로 입장이 달라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에 잘 적응해야 농사도 잘 지을 수 있다”며 “전업농을 생각하며 귀농해도 일단은 귀촌, 즉 농촌사회에 적응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전원주택 시공 전문업체인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대표는 터잡기와 집짓기 비법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어디로 갈지 결정했으면 그 지역의 정밀 지도를 들고 수시로 답사하는 게 우선”이라며 “도로와의 거리, 인근지역 개발계획 같은 사항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꼭 필요한 공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중에 손대기 어려운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또 “보기에는 좋지만 나중에 손이 많이 가는 건축 소재, 관리하기 버거울 정도의 넓은 마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다니다 귀농해 딸기농사를 짓는 박홍희씨(우공의딸기정원 대표)는 귀농과 귀촌을 구분해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아무런 계획 없이 농업에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며 “고소득이나 낭만적인 시골생활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철저한 준비를 거쳐 농사 규모를 조금씩 늘려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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